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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 인터뷰

안익수 멘토 타이틀

안익수 폴리아티스트

영화 속에서 사람들의 목소리와 배경음악을 제외하고 나오는 모든 소리를 만들어내는 폴리아티스트. 소리를 발생시킬 수 있는 도구라면 무엇이든지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집하여 연구합니다.

소리의 연금술사, 숨겨진 소리에 생명을 불어 넣다. 폴리아티스트 안익수는 빗소리를 만들기 위해 플라스틱판을 지표면으로, 낚시 줄에 꿴 구슬을 빗방울로 빗소리를 표현하는 등 많은 소리를 재현했다. 실제 소리를 얻기 위해 녹음 장비를 들고 산과 사찰, 오일장 등 전국방방 곳곳으로 떠나는 날도 많았다. 지금도 작은 녹음기를 가지고 세상의 소리를 채음하는 것이 습관이라는 그를 만나 폴리아티스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터뷰 문답
  • 폴리아티스트는 아직 낯설게 느껴지는 직업인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는 도구를 이용해서 소리를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폴리아티스트 분야는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미국의 할리우드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분야인데, 미국의 잭 폴리(Jack Donovan Foley)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시도 했다고 해서 폴리사운드라고 해요. 폴리사운드 분야는 연기력이 필요한 분야인지라 창조적인 능력을 높이 평가해서 아티스트라고 일컫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 폴리아티스트는 독립된 직종 보다는 음향효과 영역에 속해있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음향효과는 소리를 방송, 영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나 장르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일을 해요. 자료효과, 음악효과, 폴리효과, 이렇게 세 분야로 나누죠. 그 중에서 폴리효과 영역에 더 비중을 두고 전문성을 갖고 있는 사람을 폴리아티스트라고 해요.

  • 세상의 모든 소리를 만들어내시는 만큼 그 과정에서 사용하시는 재료도 다양하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작업 환경과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의 작업실은 방송국이나 영화제작소 소품실을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도구들을 보관되어 있어요. 마치 만물상과 같아서 흥미로운 공간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죠. 그만큼 소리를 발생시킬 수 있는 도구라면 무엇이든지 활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집하여 연구하기 때문이죠. 그 노력이 가상해서인지 우연인지 몰라도 어떤 도구를 새롭게 수집하여 연구해 두면 반드시 조만간 사용할 일이 생기더라고요.

    작업과정을 말하자면, 극본이 완성된 이후 작업에 참여하게 돼요. 하지만 미리미리 작품에 나옴직한 소리를 준비해 둔다면 더욱 퀄리티 높은 소리를 작품에 활용할 수 있겠죠. 극본이 나온 후에 소리연구를 시작하게 되면 제작시간이 오래 걸려 다른 스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거든요. 극본이나 대본이 나오면 폴리아티스트들은 필요한 소리를 엄격히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죠. 대본에서는 알파벳 E로 음향효과가 들어갈 부분을 표기해 주기도 하지만 내레이션이나 대사 속에 숨어있는 효과음이 많아요. 이처럼 폴리아티스트로서 전문성을 발휘해야 보이는 폴리 사운드 부분이 많답니다. 대본 분석이 완료되면 제작 전 모든 스텝들이 모여서 스텝회의를 하고 제작에 들어갑니다. 라디오드라마나 퍼포먼스, 공연 등은 연기자와 기타 스텝들과 함께 동시작업(Synchronous Production)을 하지만 영화나 TV드라마, 광고, 애니메이션, 게임 등은 후반작업(Post Production)으로 제작을 하게 되죠. 즉, 영상 및 CG(Computer Graphic), 편집, 자막작업 등이 모두 완성된 후에 최종작업으로 사운드 편집 툴을 이용해서 작업을 해요. 모든 작업이 끝나면 최종 믹싱작업을 하게 되는데 연출과 엔지니어 음향효과담당자인 자료효과, 음악효과, 폴리아티스트가 모두 모여 작품을 최종 점검하고 마무리한답니다.

  • 상황에 맞는 적합한 소리를 찾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 있으신가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만들어야 하는 소리가 정해지면 먼저 대상이 실제 존재하는 소리인지 상상의 소리인지를 구분해요. 실제 존재하는 소리는 채음 또는 도구로 거의 표현 가능해요. 상상의 소리는 전자악기나 샘플러 또는 신디사이저를 이용해 만들어내죠. 소리를 만들어 낸다는 관점에서 공통적으로 소리가 나는 원리를 찾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답니다. 상상의 소리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예요. 공룡이나 괴물의 소리를 만들 때, 그 포악성이나 파워가 유사한 육식동물의 울음소리에서 차용하게 되죠. 사자나 호랑이 등의 울음소리를 기본 소스로 하여 전자악기를 통해서 변조하거나 전혀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한답니다.

  • 드라마 “또오해영” 속 박도경의 직업으로 폴리 아티스트가 주목 받았습니다. 드라마 속 박도경이 소리를 채집하러 다니는 것처럼, 선생님도 평소에 소리를 녹음하러 다니시나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저도 젊었을 때부터 채음을 위해 우리나라 방방 곳곳 돌아다니지 않은 곳이 없어요. 유명한 산과 사찰, 오일장이 열리는 곳, 자갈치시장, 동해, 서해, 남해의 파도소리, 숲속 새소리를 비롯해서 시내 곳곳의 거리 소음 등 다양한 소리들을 녹음하러 다녔죠. 지금도 그렇고요. 직업병이죠.

    드라마 “또오해영”에서 나오는 박도경이 소리를 채집하러 다니고, 편집실에서 채집한 소리를 편집하고 하고 또 도구를 가지고 소리도 만드는 모든 모습이 우리나라의 효과맨들의 작업 모습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해 주고 있다고 보면 돼요.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공감을 했거든요.

  • 1992년 KBS 음향효과팀에 입사하신 후로 20년 넘게 활동하고 계신데요, 어떤 계기로 폴리 아티스트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처음에는 비디오프로덕션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비디오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한 뒤 편집해서 사운드를 넣어 완성해서 납품하는 일이었어요. 그 과정에서 방송국에 소리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음향효과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후 KBS음향효과실 전속단원으로 입사하게 됐죠.

    미국에서는 폴리아티스트라는 명칭을 가지고 전문분야로 인정받는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게 됐어요. 동시에 음향효과맨이 하는 일 중에 도구를 다루어 소리를 내는 사람이 폴리아티스트인 것을 알았죠.

  • 멘토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으신가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그동안 정말 다양한 작품 제작에 참여해왔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KBS의 대하드라마 시리즈에요. “백범 김구”, “태조 왕건”, “용의눈물”, “왕과 비” 등 굵직한 작품 제작에 참여했어요.

    그 중에서도 “태조 왕건”에 참여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태조왕건은 시청률이 60%가 넘을 정도로 국민이 사랑한 역사 드라마였죠. 주말이면 “태조 왕건”을 보기 위해 길거리가 한산할 정도였으니까요. 이에 음향 효과맨들은 밤을 세워가며 칼 소리, 화살 소리, 말달리는 소리, 갑옷 소리 등을 연구하고 만들어 넣어 더 좋은 사운드를 완성하느라 심혈을 기울였어요. 영상, 음향 두 영역이 조화롭게 이루어져 최종 결과물이 완성된다는 점에서 폴리아티스트의 역할이 큰 드라마였어요. 게다가 다양한 특수 음향이 사용되어 많은 연구가 필요한 작품이었죠. 말 울음소리, 말 달리는 소리, 칼싸움하고 베이고 찔리는 소리, 화살 날아가서 꽂히고 불타는 소리 등은 물론 웅장한 스케일의 배경음까지 다양한 소리가 들어갔어요. 어느 날엔 음향효과 작업을 23시간 동안 꼼짝 않고 한 적이 있어요. 배달음식으로 작업실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낄 정도였고요. 그래도 시청률이 좋아 힘든 줄도 모르고 신나게 일을 했죠. 하지만 2년 반 동안 주말을 회사에서 지내야 했기에 가족들과의 시간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시기의 모든 순간이 장인정신의 힘에서 비롯된 열정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 말씀만으로도 폴리아트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데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폴리 아티스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조율하는 사람이라고 자부해요.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은 그것만의 고유한 소리를 갖고 있고 또 그들의 소리는 모든 분야에 활용할 수 있거든요. 물론 세상에는 나쁜 소리도 많아요. 잡음이나 소음과 같은 소리는 소음공해로 인간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해를 끼치죠. 하지만 공해라 할지라도 작품에 적절하게 디자인되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여 감동을 줄 수 있어요.

    작가의 창작영역은 무궁무진하죠. 때문에 그러한 작품 세계에서 나올 수 있는 사운드도 한계가 없어요. 한마디로 말해서 폴리아티스트는 세상의 모든 소리를 만물을 이용해서 만들어 내고 그 소리를 작품 속에 승화시키는 예술가예요. 언젠가 저와 가까운 작가님이 저에게 작은 선물을 주시면서 작은 카드를 함께 주셨어요. “세상의 모든 소리에 영혼을 덧씌우는 남자. -안익수-” 라고 적어주셨는데, 저는 이 수식어가 폴리아티스트의 매력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해요.

  •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자질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는 예술적 감성이 풍부해야 해요. 소리를 만들어 내는 창의성과 치밀함, 연구하는 자세도 물론 중요하죠. 무엇보다 소리에 감성을 불어 넣어 작품 속에 승화시키는 연출력, 즉 연기력이 필요해요.

    더불어 연출자를 비롯하여 작가, 연기자나, 엔지니어가 함께 힘을 합쳐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해 내야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들과의 상호 교감과 의견교류를 통해서 작업에 임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니 친화력과 사교성도 필요한 자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덧붙여 시간을 잘 지키고 실수를 자주 저지르지 않는 꼼꼼함도 중요하고요.

  • 그렇다면 직업으로서 폴리 아티스트의 전망은 어떨까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는 다양한 미디어 매체에서 감성적 소리를 표현하는 직업이에요. 영화산업이나 드라마에서 한류 트렌드 가치를 높여오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더욱 전망이 밝겠죠.

    공연과 퍼포먼스에서도 역할을 함으로써 미래의 다양한 분야의 감성적인 소리접목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어요. 또 소리도구를 이용한 치유나 건강, 힐링에 관한 연구도 계속되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농수축산, 마케팅, 육아, 장애인, 보안 등 폴리아트의 사용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있어요.

    소리는 오감 중에서 인체에 가장 밀접하게 영향을 주는 감각이라 더욱 더 중요한 분야로써 미래의 전망이 밝다고 생각해요.

  • 멘토님 말씀처럼 폴리아트는 많은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데, 어떤 과정을 거쳐 폴리아티스트로 활동할 수 있나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안타깝게도 폴리아티스트를 양성하는 기관이나 공인된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시험이 따로 시행되지는 않아요. 우리나라는 폴리아티스트를 독립적인 직업군보다 음향효과의 한 분야로 보는 면이 크기 때문이죠.

    저는 음향효과 팀에 입사 후 폴리아티스트 업무를 선배들에게 어깨너머로 배우고, 스스로 연구하고 깨우쳐 가는 방법으로 활동했어요. 제가 방송국에 입사할 무렵부터 음향효과 분야가 공개채용을 시작하고 시험과정이 생기긴 했지만 폴리아티스트는 음향효과 업무에 속해 있었죠. 현재 폴리아티스트 역시 독자적인 직업군으로 부각되지는 못하지만 이전보다 다양한 분야에 접목 되면서 서서히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직업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폴리아티스트는 주로 방송국이나 영화제작사에서 팀으로 채용되어 활동해요. 광고제작사나 애니메이션 업체, 게임업체는 자체적으로 폴리아티스트를 고용하기보다 외주제작 업체나 프리랜서를 프로젝트별로 고용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는 형태죠. 또한 연극, 뮤지컬, 퍼포먼스 등 공연 분야는 출연형식으로 참여하거나 슈퍼바이저, 멘토 역할로 참여하고 있어요.

  •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면서 소리에 대한 연구도 함께 병행하고 계신데요, 폴리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하면 좋을까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는 소리를 창작하고 연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에요. 소리를 창작하려면 소리의 발생 원리도 잘 알아야 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풍부해야 하겠죠.

    소리의 발생 원리는 기계와 공학, 두 분야가 결합된 기술적인 분야에요. 반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소리가 활용되는 분야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과 다양한 상식을 알고 있어야 하죠. 소리연기는 소리가 활용되는 다양한 매체나 장르에 대한 특성을 파악해야 효과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거든요. 드라마와 영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연극 등 여러 장르에 사용되는 각각의 소리제작방법 알기 위해서는 그러한 소리활용분야의 제작과정이나 방법과 특성을 잘 알아야겠죠. 이는 기존의 작품들을 모니터링하는 것으로 공부할 수 있어요.

  • 폴리 아티스트를 장래의 직업으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 다면요?

  • 안익수 멘토 인터뷰이 안익수

    폴리아티스트를 직업으로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인의 길을 걷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거든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면서 사는 젊은이가 많은 나라가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것은 바로 장인 즉, 전문가가 많은 나라일 거예요. 스스로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고 해당 분야에 전력을 다해 전문성을 갖추어야 해요. 월급 적고 일이 많은 중소기업을 가더라도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가서 세계제일의 명인이 되고자 하는 젊은이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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