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년간의 스타트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인테리어와 카페를 접목한 "띠그레블랑코"를 운영하고 있는 청년창업가.
세상의 부족한 ‘새로움’을 채워나갑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창업가로부터 기업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삼성, 애플, 구글 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대부분의 기업들도 창업가로부터 시작되어 성장을 이루어 냈다. 그렇다면 창업가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이번 시간엔 1인 청년창업가 김인혁 멘토를 만나 창업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멘토님의 직업을 소개해주세요.
김인혁
저는 1인 창업가이자, 창업 기획자입니다. 창업 기획자는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기존 사업의 아이템을 개선하고 효율을 높이는 일을 합니다. 저는 창업, 마케팅, 요식업 분야의 기획을 주로 하고 있어요.
1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자격이나 학력 같은 것이 있을까요?
김인혁
1인 창업가는 회사에 소속되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문서로 증빙되는 학력이나 자격, 경력이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창업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획을 계속 만들 수 있어야 하고, 그 기획을 실현해 창업의 이력을 지속적으로 쌓아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경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직업의 대표적인 장점과 단점을 소개해주세요.
김인혁
가장 대표적인 장점은 자율성입니다. 내가 생각한 대로,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그 기획의 방향에 따라서, 기획이 발생시킨 수익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직업입니다.
반면에 기획에 따라서 일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해진 근무시간과 일정이 없는 생활을 해야 하죠. 업무시간이 고정적일 수가 없기 때문에 생활 방식이 복잡해집니다. 그리고 그 기획의 실행에 대한 책임부담도 항상 짊어지고 있어야 하죠.
그리고 경력이 자연스레 쌓이지 않는다는 것도 어려운 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취직이 필요할 때 1인 창업가는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죠. 회사에는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요구하는 부서, 즉 기획팀, 전략실, 마케팅팀 등이 분명히 존재하는 데 반해, 1인 창업 기획은 그런 문서상의 경력이 되진 않으니까요.
1인 창업가가 되기 위해서 도움이 될만한 전공이나 교육이 있을까요?
김인혁
기본적인 역량은 창업교육기관을 통해서 쌓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원의 MBA 과정이나 중기청, 창진원, 벤쳐협회 등 다양한 기관에서 창업자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단순히 기획력만으로 승부를 볼 수는 없으므로, 하나의 사업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도록 세무, 노무, 마케팅 등 다방면으로 기초적인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멘토님은 학창시절에 어떤 학생이었나요?
김인혁
저는 판타지 소설과 만화책을 특히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당시 만화방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었죠. 그뿐만 아니라 시립도서관과 학교도서관에서도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읽고 살았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점점 나 스스로 ‘주인공’, ‘주체’가 될 수 있는 삶을 꿈꾸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 공부는 나름 잘하는 편에 속했고, 운동은 잘하진 않았지만 어디든 팀에 껴서 즐길 정도는 되었어요.
1인 창업가의 길로 뛰어들게 된 과정을 들려주세요.
김인혁
대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대충 30여 가지가 넘는 아르바이트를 해봤죠.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아르바이트생이나 계약직으로서 일하는 건 나쁠 것 없었고 오히려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10년, 20년 동안 하나의 일을 계속하는 직장인 선배들을 보면서 이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졸업 후에 바로 창업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사실 서른도 안 된 어린 나이에다가, 몸뚱어리와 알량한 경험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잖아요? 사실상 창업을 위해 준비된 건 아무것도 없었죠. 그래서 창업 관련 교육만 수백 시간을 이수했습니다. 그리고 사업 계획서를 만들어 가지고 무작정 대학교에서 창업 분야를 담당하던 교수님을 찾아가 멘토링을 받았습니다. 사무실을 무작정 차려놓고, 반년이 넘게 아르바이트를 해서 사무실 월세를 충당했어요. 아직 아무 돈도 벌지 못하는 사무실인데요.
그 와중에도 내가 하고자 하는 아이템을 위한 정보 수집을 하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길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지 반년 만에 창업지원사업에 선정되어 1억 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창업, 마케팅, 요식업 분야의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직업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만 소개해주세요.
김인혁
아직 구체적인 사업 아이템이 정해지지 않았던 시절 이야깁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서 대학교 정문에 ‘무인 꽃집’을 설치하는 이벤트를 기획했어요. 장미꽃을 한 송이씩 포장해서 걸어두고, 한 송이에 2000원씩 자율적으로 돈을 내고 가져가게 하는 이벤트였습니다.
저녁 10시경에 철거를 하러 갔는데, 꽃의 70% 정도가 판매되어 있었습니다. 수익금은 만 원짜리 지폐에서 백 원짜리 동전들까지 각양각색이었죠. 놀라운 것은, 금액을 정산해 보니 누구도 돈을 내지 않고 가져간 사람은 없었다는 거였어요. 이 단순한 이벤트가 학교 커뮤니티와 학생들 사이에 공유되며 여러 사람을 즐겁게 만들었죠.
이 작은 사건이 기획자로서의 목표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작은 일이 이만큼 화제가 될 만큼, 우리 주변에는 ‘특별함’이 부족하다고 느꼈거든요. 새로움이 부족하고 새로움을 만드는 사람이 부족하다. 그리고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